《테넷》의 가장 본질적인 한계는 구조적 복잡성이 서사의 기능을 압도했다는 점이다. '인버전'이라는 개념은 놀란의 지적 야심을 드러내지만, 그것이 인물의 감정이나 서사적 필연성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했다.
파편화된 시간 구조가 주인공의 기억 상실을 관객이 직접 체험하게 만드는 필연적 장치였다. 형식이 내용과 합체한다.
인버전이라는 장치가 감독의 지적 과시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관객은 역학을 해석하느라 인물의 동기를 잃는다.
그 결과, 영화는 논리적 장관으로는 정교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공허한 체험으로 남는다. 관객은 인버전의 역학을 해석하느라 인물의 동기를 잃고, 서사의 감정선을 놓친다. 흥행 부진은 코로나19 탓만이 아니다. 정서적 연결 자체가 설계되어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