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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생각 · 자연과학
인류 등장 이후의 생존 공식

강한 놈은
먹혔다,
맛없는 놈이
살아남았다

흔히 진화를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고 하는데, 인류가 등장한 이후부터는 그 공식이 좀 달라진다.

서열 복종 → 생존 맛없음 → 생존 친절 + 맛있음 → 땔감 고양이 → 룰이 달랐음
✓ 생존 성공
늑대 → 개

육식의 자존심을 반납하고 인간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뼈다귀 하나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완료. 잡식성 하이브리드로 진화하며 인간의 서열 문화를 통째로 받아들였다.

리더만 잘 만나면 멸종위기 → 지구 정복 파트너
✗ 멸종 + 이름까지 반납
큰바다오리

인간을 보면 반갑다고 다가왔고, 몸엔 기름이 가득했고, 고기 맛도 훌륭했다. 선원들이 살아있는 채로 불 속에 던졌는데 몸에 기름이 많아서 불이 잘 붙었다. 실화다.

고기 뜯기고 → 불쏘시개 되고 → 이름도 남극 펭귄한테 넘어감
✗ 타이밍 미스
아메리카 말

원래 말의 고향은 아메리카인데, 베링 해협을 건너온 인류가 탈것이 아니라 스테이크로 인식해버렸다. 도망갈 줄을 몰랐고, 미래 가치를 깨닫기 전에 싹 다 파먹혔다.

조상의 식탐이 후손 인디언에게 1만 년 도보 배달로 청구됨
△ 가출 실패
호주 딩고

가축화된 개였다가 야생으로 튀어서 5천 년간 늑대 코스프레. 나름 야성을 쌓았는데, 들개들과 교배되면서 수천 년 쌓은 야성이 단 한 세대 만에 '개'로 리셋되는 중이다.

뇌 회로 밑바닥엔 여전히 "등 긁어주던 백업 데이터"가 남아있는 거다
★ 4억 년 생존
실러캔스 — 끝판왕

4억 년 동안 멸종 안 당한 비결: 인간이 먹어보고 "우웩, 고무 씹는 맛이야"라고 소문을 낸 것. 아미노산 구조 자체가 인간 소화 기관이랑 안 맞게 되어있어서 맛집 리스트에서 영구 제명됐다.

맛없게 태어난 것이 곧 갑옷이었다. 심해에서 4억 년째 평화 유지 중
◈ 룰이 달랐음
고양이 — 모든 공식의 예외

복종한 것도 아니고, 진화한 것도 아니다. 인간이 농사를 짓자 쥐가 꼬였고, 쥐를 따라 고양이가 왔고, 그냥 눌러앉았다. 인간이 가축화한 게 아니라 고양이가 인간을 선택한 거다.

지금도 주종관계는 불명확하다
"친절한데 맛있으면
그냥 땔감이다"
본문 중에서
인류 등장 이후의 생존 공식
전략케이스결과
서열에 복종 늑대 → 개 지구 정복 파트너
맛없게 진화 실러캔스 4억 년 생존
친절 + 맛있음 큰바다오리 불쏘시개 + 이름 반납
타이밍 미스 아메리카 말 스테이크
가출 시도 딩고 한 세대 만에 리셋
룰이 달랐음 고양이 주종관계 불명확 (현재 진행형)

결국 인류 등장 이후의 생존 공식은 이렇다.
서열에 복종하거나, 맛없게 진화하거나.
친절한데 맛있으면 그냥 땔감이다.
단 고양이는 예외다. 걔넨 그냥 처음부터 룰이 달랐다.